부산 일기 호랑의 생일과 엄마의 생일이 둘 다 3월이라서 부산에 내려갔다. 나는 부산에 올 때마다 이상한 죄책감과 그에 따른 부담감이 있는데, 부모님과 부산 고양이들이 늙어가는 일상을 함께 하지 못한다는 데서 오는 감정이다.호랑이 있다는 것만으로 분위기가 밝아지고 부모님이 행복해하는 것이 보인다.이미테이션 돌상이 있는 한정식 식당에서 엄마 생신 겸 직계 가족이 모인김에 후다닥 사진을 찍고 돌잡이를 하는 것으로 돌잔치를 해치웠다.부모님께 호랑 맡기고 집 근처 제일 사랑하는 우동집에 저녁 먹으러왔다. 행복해. 즐거워. 밤이랑 데이트 하는 것은 늘 좋다. 미키17도 보고 들어갈 것이다.아빠는 정말 강경한 정의로운 사람이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빠는 정말 대쪽같은 사람이다. 불 같고 대쪽같고 정의롭고 고집세고. 부러질 지언정 휘어지지 않는… 조선시대 직언만 하는 호랑이같은 선비가 이런 모습이었겠지. 이 세상에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 나뿐이며 타인을 내 뜻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한다. 나의 딸에게도, 나의 부모에게도 그들의 삶이 있다는 것을… 내가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우리집엔 부모님 친구들의 공예품, 사진 액자, 그림 액자, 출판 잡지, 시집, 소설이 넘쳐난다. 부모님은 매달 친구들의 전시회, 연극, 음악회에 가고… 지역 좌파 예술가 커뮤니티에 속한 60대 후반 부부의 삶…부모님 친구 솟대 예술가가 만든 것. 열일곱살 이후로 부모님과 같은 지역에 살며 교류를 못 하였다는 것이 나 혼자만의 아쉬움과 속상함으로 남아있는 것 같다. 엄마랑 아빠랑 헤어질 때마다 아직도 슬프다.엄마랑 아빠는 외향적이고 사회성 좋고 타인을 잘 챙기는 인간이고 나는 내향적이고 사회성 없으며 자기 몰두적인 인간이다. 나는 가끔 효도하고 싶어 엄마와 아빠에게 맞추려고 시도하는데 시도를 한지 일분만에 낡고 지치게 된다. 엄마 아빠도 딸이 맘같지 않아서 아쉽겠지. 하지만 어쩌겠어…심지어 엄마랑 아빠는 서울 우리집에 놀러왔을 때도 온 김에 친구나 친척을 만나고 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 싶어한다. 안 따라나가면 불효녀가 된 기분인데 따라나가는 것보다 엄마 친구를 집으로 부르는 게 덜 힘들 것 같아서 초대를 하였더니 그래도 힘들었다. 그러니 괜히 효도하려 하지말고 생긴대로 살자!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부모님은 모르겠지. 나는 이미 기차를 타는 순간부터 지치는 기력 없는 인간이란 것을… 그러나 부모님을 자주 보고싶어하는 사람이란 것을… 연애를 할 때도 데이트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냅다 동거를 하는 방식의 삶을 살아온 사람이란 것을… 날 만나려면 친구들이 집으로 찾아와야한다는 것을…내가 밤이랑 분리불안인 것도 나의 내향적 성격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다. 밤은 나의 관념적 집 같은 것인데, 그래서 밤이랑 같이 나가는 것은 이동식 집을 들고 다니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내가 소라게라면 밤은 나의 조개껍질. 밤 없이 혼자 나가면 비로소 완전 밖에 나가는 것이라 힘들다. 그리고 나는 아무래도 자기몰두적이고 사회성이 없으며 어느 정도 자폐적인 성향이 있어 나와 타인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해야할지 늘 어색하고 관계에 에너지를 써서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데, 밤은 확장된 나처럼 느껴져서 같이 있어도 괜찮다. 나는 밤을 정말 나 자신처럼 사랑한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우리 엄마는 정말 신기하고 신비로운 사람이다. 나를 정말 해줄 것 다 해주고 사랑을 퍼부으며 키웠는데 이상하게 엄마라는 역할에 매몰되지 않고 아주 독립적으로 자기 자신으로 살았다. 그녀는 고안나의 엄마가 아니라 그냥 고마리아로 살아갔고. 그리고 내가 결혼하고 호랑을 낳자 자신의 과제는 끝났다는 듯이 조금의 미련도 없이 나에 대한 모든 관심을 끊고 오직 손주만을 사랑하며 하루종일 손주 생각을 하며 그러나 자기의 인생을 즐기면서 산다. 기본적으로 에너지가 많은 사람인듯… 명랑하고 밝고 이성적이고 책임감 강한 사람… 근데 재테크 같은 거에 관심 하나도 없는 좌파 사람.담대함과 강건함… 정말 나랑 안 어울리는 단어인데 그 단어들을 생각해야한다. 아빠가 아프니까 무섭고 슬프고 화도 난다. 엄마랑 아빠를 믿어야하고 나는 나의 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 일상을 잘 살아가야한다. 들 수 있는 보험이 무엇인지 체크하고. 부산에 좀 더 자주 내려가고 오래 있어야지. 다시 메모를 읽어보니 이미 이때부터 아빠의 건강이 심상치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구나. 결국 아빠는 너무도 빨리 세상을 떠나버렸다. 지난 일기를 읽으니 슬프다.겨울 둥지. 가구가 들어오기 전이라 아직 휑하다.고양이의 낮은 지능, 자기 중심적인 성향이 좋다. 희생과 헌신은 없고 애착만 있는 고양이의 사랑이 좋다. 고마워할 줄 모르고 좋아만 할 줄 아는 모습, 미안해할 줄 모르고 당황만 할 줄 아는 모습.밤중에 도봉이가 토했고, 시루봉이 자기 꼬리에 그것을 묻힌 뒤 집안 벽에 칠하고 다녔다.친구가 며칠 캣시터를 해주며 시루봉 관찰일지를 써주었다.아침에 일어나니 하얗다. 아마도 올해 마지막 눈이겠지한겨울 둥지 정원의 모습. 정말이지 아름답다. 아, 정말 아름답다. 사계절을 절절히 느낄 수 있는 집에서 살고 있다. 행복하다. 둥지에서 가자 모놀로그 낭독 후원회 열기로 했는데. 지금 마음으로는 매주 고정으로 행사를 해서 최대한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또 한푼이라도 더 후원하면 좋겠다. 중간에서 돈을 받고 우리가 후원하고 그런 것 머리 아프고 복잡하니까 낭독회 끝나면 다 함께 다이렉트로 온라인 후원하는 것으로…내가 사랑하는 납작함봄이 오고 있다. 얼른 꽃이 피었으면.숲과 고양이점심시간에 호랑과 이웃사촌 장미집 놀러왔다. 오늘 날씨도 좋고 호랑도 엄청 신나하고. 봄바람이 살랑살랑. 고운 꽃 레몬 파스타를 먹었다.동료 선생과 학교측에서 가장 문제적인 선생님이야말로 학생들의 빛이자 희망인 경우를 너무 많이 보고 있다… 내가 사랑했던 선생님들, 진정한 교육자인 선생님들은 다 학교 권력자들의 눈엣가시였다. 그리고 이젠 나의 배우자가.배우자의 기쁨 : 2년 내내 학교에서 한마디도 안 하던 어린이가 배우자가 담임이 된 지 이틀만에 말을 하기 시작했다. 배우자의 고통 : 아이들에게 소리치며 위협적으로 훈육하는 것을 하지 말자고 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 선생님 회의에서 말한 뒤 눈엣 가시가 되었다.밤은 오늘 학생들에게 쉼보르스카의 시를 알려주었는데 (선택의 가능성) 다른 선생님들이 따로 부르더니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의 수업은 하지 말고 정해진 것이 아닌 수업 내용은 가르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아마 밤도 곧 학교 그만둘 것 같다. 여러모로 세상에 우리가 설 곳이 없는 느낌이 든다오래 찾아서 발견한 보석같은 곳은 사람들이 자꾸만 재건축 이야기를 꺼내고, 학교에선 하고 싶은 교육을 할 수 없고. 계속 우리가 이상한 건가 생각하게 된다. 이럴 때일 수록 서로의 힘이 되어주어야지. 우리가 갈 곳은 우리가 스스로 개척해야한다.사립초 학부모들은 시를 배우길 원하지 않는다고. 매 학기에 있는 기말 고사에서 전국 초등학교 순위 안에 드는 것이 중요하댔다. 그리고 밤이 하는 수업이 열려있고 진보적인 것은 알겠지만 여기선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오늘은 둥지 식구들 모두 속상한 날이네.밤이 학생들에게 4.3이 무엇인지 알려주며 동백꽃 그리기 수업을 했다. 쉼보르스카의 시를 보여주었다고 문제제기가 들어오는 학교에서 4.3 수업을 했으니 무슨 일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다. ‘무섭다.’ 라고 밤은 수업을 마치고 말했다. 밤이 사표 쓰면 대출금은 어떻게 갚지. 나도 무섭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나는 밤이 무섭더라도 4.3을 가르치는 선생이라서 좋고, 밤은 내가 본인이 사표를 써도 괜찮은 사람이라 좋을 것이다. 밤이 자기가 가르치고 싶은 것을 가르칠 수 있는 곳에 가면 좋겠다. 쉼보르스카의 시를 가르치고 제재 당했을 때 밤은 ‘이 학교에선 4.3이나 광주에 대해선 입도 벙긋할 수 없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지. 그냥 조용히 월급이나 받을래.’ 라고 했다. 분명 그렇게 말해놓고선 결국은 4.3 관련해서 수업을 하고 말았다. 나는 밤에게 그 돈 없다고 우리 안 죽어. 사표 써야하면 어쩔 수 없지. 라고 말했다. 참 이상하다. 있었던 일이 있었다고 가르치는 것이 왜 이리 힘들까. 노벨 문학상을 받은 시인의 시를 읽는 것이 왜 그리 무서운 일일까. 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 그 돈 없다고 죽지는 않겠지만 상당히 곤란은 해진다. 세웠던 계획들을 수정해야하고 다른 방도를 찾아야한다. 근데… 그래야지 뭐. 어쩌겠어. 하고 싶은 것을, 해야할 것을 하면서 살자. 나는 밤이 숨죽이고 일하며 해야할 교육을 참으며 돈만 벌길 원하지 않는다.밤은 내가 아는 교사 중 가장 훌륭하다. 밤을 담임으로 만난 아이들은 틀림없이 행운일 것이다. 밤이 아이들에게 받아온 편지들, 밤이 가르친 아이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면 안다. 밤이 담임이었던 아이들 중 몇은 초등학생이 고등학생이 될때까지 아직까지도 우리집에 매년 놀러온다.어제 재건축 추진을 위한 동의서 안내가 왔다. 못생긴 아파트 살기 싫어서 많이 찾다가 온 곳인데 30층 초고층 아파트가 조감도에 있었다. 마음이 불안하고 속상하다. 오래 살 생각으로 공사비를 엄청 들이고 빚까지 잔뜩 내서 매매하고 고친 집인데 이사 온 지 2개월만에 재건축 소식을 듣다니.원래도 재건축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보통 10-15년은 걸린다고 하여 안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받은 팜플릿을 보니 어떤 특별법에 따라 완공까지 6년으로 줄인다고 한다. 그럼 이주는 더 빠를텐데. 이 아파트는 오직 우리 취향에 딱 맞는 녹지가 많은 곳의 애매한 평수에 애매한 위치에 있다. (내 취향엔 딱이었다.) 우리가 매매한 가격에 공사비까지 합쳐서 팔고 나갈 수 있을까? 그리고 또 여기처럼 자연이 많은 곳을 찾을 수 있을까? 우리가 어리석고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일까. 슬프다. 다음 집은 꼭 주택으로 가야지. 이런 슬픔을 또 느끼긴 싫다.나의 주도가 아닌 변화가 두렵다. 불안하다. 내가 사랑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사랑하지 않고. 그것을 함께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바꾸려고 한다는 것이 슬프다.계속 슬프고 불안하다. 고층 아파트가 싫고 번잡한 곳이 싫어서 숲 옆에 있는 귀여운 저층 아파트를 찾아내고 왔는데 정작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여기를 혼잡하게 만들고 고층 아파트로 올리려고 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곳에 오는 선택이 내게는 전재산을 걸고 빚까지 지는 선택이었는데 공원이 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이미테이션뜻 훼손되는 것을 보고 떠나지도 못하고 억지로 고층 아파트 사는 엔딩이 되면 어떡하지. 아니 그 전에 분담금도 없다…오늘 산책. 내가 사는 곳이 이렇게 아름답다. 사람들은 왜 가치를 모를까. 이 곳이 오래도록 유지되었으면 좋겠다.진짜로 중요한 것, 아름다운 것, 본질을 놓치지 않고 싶다. 그러면서도 생계가 유지되면 좋겠다. 아름답고 중요한 것을 추구할 최소한의 보호를 얻고 싶다.찰리와 초콜릿 공장 같은 독특한 창동의 아름다움.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이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고 계속해서 여기를 못생기게 개발하려고 한다. 못생긴 고층 아파트를 올리고 못생긴 조형물을 설치해서 전 서울을 못생기게 만들 작정이다. 제발 그만해…!친구가 독일로 유학을 간다. 돌아오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겠지. (일이 풀리는 것에 따라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고.) 괜히 눈가가 붉어졌다. 떠나는 사람인 적은 있어도 남겨진 사람인 적은 없었다.나는 한국의 대부분을 싫어했기 때문에, 유럽으로 떠났을 때 내심 다시는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한국은 내가 견딜 수 없는 못생김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결국은 돌아왔다. 한국이 좋아서가 아니라 고국이 좋았기 때문에. 나는 모국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종류의 사람, 모국어로 지어진 사람인 것이다. 가족과 친구를 너무나 사랑했고 한국어가 아닌 언어로 사는 것이 마치 서툰 거짓말로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십년을 살아도 그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해외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아직도 부럽다. 태어난 곳을 끝내 벗어나서 자유로워진 사람들. 모국이 어디든 모국어가 무엇이든 스스로 선택한 곳에서 적응하고 인정받고 살아가는 사람. 외국인이라는 한계를 뚫고 실력을 인정받는 사람. 그러나 너무 부럽더라도 그것은 나의 삶은 아니다. 그 삶의 외로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존경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그것은 내 것은 아니었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내게 가장 잘 어울리는 곳, 내가 바라마지않던 곳이란 생각을 한다. 오래오래 여기 있고 싶다.








